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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일지/Founder's Write

#3 예비창업자일지_스타트업에 시동을 걸다 2편

by 위대한디자인 GRTST 2020. 5. 21.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 1편(인테리어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와 도전)을 보고 싶으시다면,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https://tgpd.tistory.com/4

 

#3 예비창업자일지_스타트업에 시동을 걸다 1편

사실 '내 일'을 하겠다는 마음은 계속 갖고 있었기에,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나에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퇴사는 입사 때부터 계획하던 것이었고 막연히 구상하고 있던 사업 아이��

tgpd.tistory.com

 

그렇게 무작정 시작했던 인테리어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자신감이 잔뜩 올라왔다.

그 뒤로 지속적으로 상업공간 인테리어 프로젝트 의뢰가 들어왔었고, 디자인과 시공 관리를 진행해 나갔다.

 

점점 하다 보니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역시 처음이 어렵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장점이자 특징은 현 상태에 만족을 못한다는 점.

계속 변화를 줘야 하고, 더 성장하고 나아가야 한다.

 

프로젝트를 몇 개 진행하다 보니, 더 전문성을 갖춘 후 더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크고 멋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업체들을 살펴보니 대부분 건축,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들이 진행한 것을 알게됐다.

 

나도 하고 싶었다. 크고 멋진 것.

하지만, 그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대학교를 다시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더 큰 회사를 들어가서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좋았겠지만, 그 큰 회사들도 전공자들을 뽑았다.

그래서 인테리어 관련 대학원을 가겠다고 결심했다.

 

여기저기 찾아보니깐 대학원을 진학하려면 '포트폴리오'라는 것이 필요했다.

캐드와 3D 프로그램을 배워놨지만, 생전 처음 포트폴리오라는 것을 들어봐서 막막했다. 

여기저기 수소문하고 찾아다녀보니 때마침 '인테리어 포트폴리오' 제작을 도와주는 선생님을 한 분 만나게 되었다. 

 

이 분도 이 사업을 진행한 지 얼마 안 됐었다. 사무실도 없어서 스터디 카페를 돌아다니면서 6개월 동안 수업을 받았다. 가격이 저렴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크게 도움이 되어 포트폴리오 한 권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 

(현재 이 사업을 진행하시던 선생님도 사업 규모가 꽤 많이 성장하셔서, 강남에 사옥 주택을 하나 갖고 계신다) 

 

처음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는 '아무 곳이나' 인테리어 학과가 있는 대학이라면 어디든! 이라는 겸손한 마음으로 시작을 했다.

하지만, 하다 보니 나에게 잘 맞고 재미있어서 꽤 열심히 하게 됐고 그 결과 포트폴리오 선생님이 졸업한

건축&인테리어 관련해서라는 국내 으뜸이라고 가히 말할 수 있는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실내건축학과에 지원하게 되었다. Unbelievable!

 

면접에서 교수님들이 굉장히 심드렁했던 게 기억난다.

일단, 비전공자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전공자만 지원하도록 학칙이 바뀌었지만, 그때는 다 가능했다)

별 기대도 안 하고 포트폴리오를 뒤적 거리며 형식적인 질문을 받았던 게 기억난다.

 

그러다가 그중 한 분이 "이 포트폴리오는 어디서 가져왔어요?"라고 질문을 하셨다.

당연히 나는 "제가 다 만든 포트폴리오입니다."라고 대답을 했다.

 

그때부터 뭔가 포트폴리오를 다시 보시기 시작했다. 이어지는 질문들.

교수님 : "이 프로젝트들이랑 도면, 3D 다 본인이 한 거라고요? 인터넷에서 가져온 게 아니라?"

나 : "네, 맞습니다."

교수님 : "대학교 졸업한 지 1년 반 밖에 안됐고 심리학 전공했는데, 어떻게 한 거예요?"

나 : "인테리어 현장일 다니면서 디자인을 직접 해보고자 저녁에 학원 다니면서 관련 프로그램 다 배우고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습니다."

교수님 : "오.."

 

그렇게 면접을 마치고, 나중에 받은 결과는 합격.

새로운 인테리어 분야의 성취 결과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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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인스타그램에 자랑한 사진들, 꽤나 뿌듯해보인다.

그렇게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연남동에 거주하며 홍대 대학원을 다녔다.

 

교수님 사무실에서 실습도 하고, 주말도 없이 나가서 열심히 과제도 해보고, 공모전에 나가서 상도 타고,

가끔은 홍대와 연남동을 즐기기도 하며 학생 신분이라 돈은 없었지만, 꽤나 행복하면서 유의미한 시간을 보냈었다. 

 

졸업 시즌이 다가오자, 다시 아버지의 인테리어 회사로 돌아가기는 뭔가 아쉬웠다.

처음 대학원 진학한 목적에 맞춰 더 큰 물로 나가고 싶었다.

졸업 학기 때 학과에 이상한 바람이 불어서 교수님들이 대학원 동기 중 절반을 석사 취득 과정에서 탈락을 시켜버리는 바람에 졸업은 물거품이 된 상황. (이 일에 대해선 할 말이 많지만, 하지 않겠다..)

2018년 말부터 취업 도전을 시작했다.

31살을 목전에 둔 상태고 나의 목적은 사업이었기에 사업자금을 모으기 위해선 돈을 빨리 모아야 했다.

선택지 중에는 인테리어 회사, 건축 설계 회사들도 있었지만, 악명 높은 박봉과 근무환경으로 일치감치 눈을 대기업으로 두었다.

우여곡절도 있지만, 그래도 바로 취업해야겠다고 생각했기에 대우건설 자회사 푸르지오서비스에 입사할 수 있었다.

(2020년 6월부터 자회사 합병으로 대우에스티로 사명 변경)

사원증과 신입사원 교육 프레젠테이션 1등 상금

기업규모와 연봉도 나쁘지 않았고 업무 환경도 나쁘진 않았다.

꽤나 열심히 했다. 건설사에서 배우는 것도 많았고 큰 조직의 의사결정이나 보고 방식, 업무 시스템들을 눈여겨보고 조직 생활에서도 적응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다.

그러다 1년 4개월 정도를 다니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고자 퇴사 의사를 비췄을 때

자랑 아닌 자랑을 하자면 정말, 좀 많이 잡혔다.

같은 센터 센터장님부터 모든 분들은 물론 본사 상무까지 와서 면담과 회유를 2개월 정도 했다.

 

그렇게 2개월 동안 만류를 뿌리치고 결국 5월 14일 자로 모든 연차를 소진해 본격적인 '백수'의 신분이 되었다.

나갈 때 이렇게 잡히고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기분은 좋았다.

송별회 때 받은 선물 (사원한테 이런 선물은 처음이라고 하긴 했는데..일단 믿기로 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사업을 해야 되는 시기가 도래했다. 

지금도 계속 지원 사업에 도전하는 중이고, 부족한 사업 계획으로 벽에 부딪히고 있는 중이라

거듭된 방향 수정이 필요할 것 같지만, 그래도 노력하면 길이 보일 것이라 믿는다.

 

계속되는 실패와 퇴사의 여운으로 조금 기운이 빠진 상태지만, 다시 마음을 잡고 몰아쳐야 한다.

 

시간은 없고, 나는 항상 배고프다.

 

나의 예비창업일지가 창업 일지로 변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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